미국 서부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을 쓴 미국의 여성 작가 윌라 캐더(Willa Cather, 1873~1947)의 소설들과 미국 서부의 정체성에 대해 고찰하고 있는 평론이다. 윌라 캐더는 미국 서부의 ‘반 신화기술’에 일조를 한 작가인데, 그녀는 서부의 새로운 정체성의 다양한 성격에 걸맞게 자신의 소설들을 통해 비교적 일찍이 미국 서부의 정체성에서 소외시켰던 여성과 인디언과 땅을 복구시켰다고 할 수 있다. 왜냐하면 그녀는 서부를 배경으로 한 자신의 소설들 『오 개척자들이여!』(O Pioneers, 1913)와 『대주교에게 죽음이 오다』(Death Comes for the Archbishop, 1927)를 통해, 널리 퍼져 고착되다시피 한 서부의 정체성을 새로이 발견하여 재인식하도록 해주었기 때문이다. 또한 그녀는 주변부로 밀려나 있던 땅/자연, 여성과 소수자를 끄집어내어 중앙에 세움으로써, 미국 서부는 일관성 있는 미국 정체성이 나타나는 지역이라는 통념을 깨고 서부를 역동적이고 변화하는 지역으로 탈바꿈시키고, 침묵당한 소수자의 목소리들이 역사 속에서 자신들의 존재를 주장하도록 해 주었기 때문이다.
* 지은이: 윤명옥
충남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한 후, 동대학원에서 석, 박사학위를 받았으며, 캐나다, 뉴질랜드, 영국 등에서 시창작과 영어를 공부했다. 홍익대학교 등 여러 대학에서 강의를 한 후, 인천대학교에서 객원교수로 근무했다. 저서로 『역설, 공존, 병치의 미학: 존 키츠 시 읽기』, 『캐나다 고전문학의 어머니, 마거릿 로렌스: 자아정체성 탐구의 지리학』, 『미국에 대해 알아볼까?』, 『미국 문화 겉핥기』 등 다수가 있다. 우리말 번역서로 『키츠 시선』, 『로런스 시선』, 『존 던 시선: 사랑의 연금술』, 『나의 안토니아』, 『대주교에게 죽음이 오다』 등 40여 권이 있으며, 영어 번역서로 『A Poet’s Liver』, 『Dancing Alone』, 『The Hunchback Dancer』 등 다수가 있다. 또한 《시세계》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한 후 여러 권의 시집을 한국에서 출간했으며, 미국에서 출간된 영어 시집으로 『The Core of Love』, 『Under the Dark Green Shadows』가 있다.